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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커피] 억대 연봉男 사표내고 커피숍 "하루 매출이..."
    Jacob's Story/뉴스 2015. 5. 2. 12:11

     

    #1. 2008년 가을 어느 날, 잘 나가던 인터넷포털 업체의 컨텐츠팀장 김경호씨(당시 37세)는 조심스레 임원실의 문을 두드렸다. 임원은 웃으며 그를 맞았지만 김씨가 내민 것은 하얀 봉투의 사직서였다. "죄송합니다". 순간 표정이 굳은 임원은 그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지만 그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김씨의 마지막 답이었다.

     

    #2. 2013년 8월19일, 서울 종로1가 청계천 부근. 다소 졸린 눈을 한 김씨(42)가 새로 오픈한 커피전문점에서 열심히 커피를 내리고 있다. "새 점포가 문을 연 날은 꼭 직접 와서 같이 일을 한다"는 김씨는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 총 9개의 점포를 거느린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슈퍼커피'의 대표가 돼 있었다.

     

    김씨는 8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4년을 쭉 다니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웠다"는 그는 20대의 기억이라고는 생존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것밖에 없다고 했다. 학비 마련을 위해 휴학과 아르바이트, 복학을 반복했다. 가까스로 졸업한 뒤에도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무작정 취업부터 했다. 자신의 적성이나 좋아하는 일 따위는 신경 쓰지 못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직장생활은 그저 '힘겨운 노동'일 뿐이었다.

     

    인터넷포털 쪽에서 경력을 쌓은 덕에 김씨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인터넷포털 업체의 컨텐츠팀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웬만한 대기업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며 살았다. 그럼에도 직장생활 내내 '사는 게 힘들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김씨는 "만약 20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배낭여행이나 인턴십 등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은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이 적성에 맞는지 찾고 싶다는 얘기다.

     

    김씨는 다소 늦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뭔지 다시 찾아보고 싶었다. 이를 통해 자신이 직접 가꾸고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놀이터'를 갖고 싶었다. 2008년 가을 회사를 그만 둔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사표를 던진 뒤 김씨는 2008년 10월 무작정 숙명여대 앞에 커피전문점을 하나 차렸다. 생각보다 일이 재미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다 보니 장사도 잘 됐다. 자신감이 붙은 김씨는 '나만의 브랜드로, 나만의 방식으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김씨는 숙대 앞 커피전문점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2010년 3월 여의도에 자신의 브랜드인 '슈퍼커피'라는 간판을 단 커피전문점을 냈다. 장사가 잘 되자 여의도 증권맨들로부터 가맹점을 내게 해달라는 요청들이 들어왔다.

     

    이를 계기로 프랜차이즈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김씨가 가맹점을 내줄 때 내거는 조건은 조금 독특하다. 이른바 '투잡(two job) 금지'. 기존 직장에 사표를 내고 와야만 점포를 내준다.

     

    김씨는 "가끔 보면 돈만 들고 와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기존 직장을 포기할 정도로 커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조건"이라며 "카페라는 게 번지르르하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이 일을 시작한 뒤로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투잡 금지' 조건 때문에 여의도 증권사의 억대 연봉자와 삼성맨들까지 사표를 던지고 와서 슈퍼커피 가맹점을 차렸다.

     

    점포 개점 방식도 특이하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가 본사가 지정한 방식대로 점포를 차리지만 슈퍼커피는 가맹점주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준다. 본사에 인테리어 팀이 있기는 하지만, 큰 레이아웃만 잡아줄 뿐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제외한 집기들은 어떤 제품을 구매하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김씨는 "힘들게 번 돈을 투자하는 마음을 알기에 초기 투자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수익은 최대로 올려주고 싶다"고 했다. 슈퍼커피 가맹점들의 평균 하루 매출은 150만원 수준이다.

     

    이날도 3시간밖에 못 잤다는 김씨는 눈을 껌뻑이면서도 "후회는 없다"며 "지금이 행복하다"고 했다.

     

    김씨는 "너무 당연한 얘기 같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열심히 하게 되고, 결국 돈도 잘 벌게 된다"고 강조했다.

     

    진로 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를 물었다. "나도 어렸을 때에는 월급 몇십만원 차이가 크게 느껴졌지만, 무조건 연봉 때문에 직장을 선택한다면 행복은 커녕 스트레스만 쌓이고 언젠가는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삶을 길게 바라보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이슈팀 방윤영 기자

     

     

    Comment by Jacob

    요즘 슈퍼커피에 빠져 사는 회사원 중 1인입니다.

    커피에 대한 남다른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남자이지만...

    커피는 에스프레소와 헨드드립 커피가 정석이며...시럽은 넣지 않는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던 나에겐...

    처음 슈퍼커피의 오렌지비앙코를 접하였을 때, 이것은 너무나 덜덜한....커피...(?)

    덜덜하나....중독성이 있다...

    그래서 찾아봤다...슈퍼커피의 히스토리...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공감...공감...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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